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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인문,리더십]의 정원

[라틴어 문구] 로마인이 애용한 편지 첫 인사말을 우리나라에서 쓸때 조심해야되는 이유는?

by GraFero 2022. 3. 6.

먼저, 문구를 보겠습니다.


Si vales bene est, ego valeo

(발음) 시 발레스 베네 에스트, 에고 발레오
(뜻) 당신이 잘 계신다면 잘되었네요. 저는 잘있습니다.




뜻을 보면 너무 시적이고 아름답습니다. 이 문구는 카톡 프로필 문구에도 써도 될 것 같습니다.
기존에 카톡 프로필 문구 바꾸고 싶을때 요긴한 라틴어 명언에 관한 포스팅을 했었는데, 2편에 포함될 유력한 후보입니다.


((참고))
카톡 프로필 문구 바꾸고 싶을때 요긴한 라틴어 명언 BEST5 - https://grafero.tistory.com/m/57

 

카톡 프로필 문구 바꾸고 싶을때 요긴한 라틴어 명언  BEST5

기분전환? 또는 스스로에게 하는 새로운 다짐? 단순이 좀 있어보이고 싶을때? 내 마음을 다른 사람이 좀 알아줬으면 할때? 이런저런 이유로 가끔은 카톡 프로필 문구를 바꿔보고 싶은 생각이 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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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일 변호사님의 <라틴어 수업>에 따르면 당시에는 종이가 귀해서 이 문장 전부를 다 쓰지 않고 각 단어의 첫 글자를 따 ‘S.V.B.E.E.V'라는 약어로 표시했다고 합니다.

이유는 다르지만 우리나라에서 '할.많.하.않.(할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같이 말을 줄여서 쓰는 트렌드가 로마에서도 있었다니 재미있습니다.

“시 발레스 베네, 발레오"라고 쓰기도 했다는데 이렇게 쓴 문장은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라는 뜻이 됩니다.

부모님과 전화할때면 이런말을 많이 듣게되죠.
“니만 몸조심하고 잘 있으면 된다. 우리는 잘 있다. 걱정하지마라."

자주 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현실. 그렇게 음성이라도 연결됐을때 마음의 짐을 지워주지 않으려는 노력들. 언제인지 모를 아득한 시절에 살던 로마인과 지금 우리네 삶은 무수한 시간의 갭이 있지만 비슷한 점이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부모님께 저도 그렇게 말씀드립니다. "부모님께서 잘 계신다면 잘 되었습니다. 좋습니다. 저는 물론 잘있구요. 걱정마세요."

그리고 "곧 찾아뵐게요"라는 말과함께.


늦었지만 본론으로 들어가야겠습니다.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이 인사말을 우리나라에서 쓴다면 조심해야하는 이유는 발음입니다.

"시 발레스..." 흠…느낌 오시죠? 바로 우리나라 욕설과 유사한 느낌의 발음이 그 이유입니다.
이 좋은 라틴어 문구의 뜻을 음미하는데 발음때문에 방해를 받는 것 같아 마냥 아쉽습니다.

한동일 변호사님도 <라틴어편지>에서 이와 관련한 일화를 들려주었습니다.

어느날 소년원에서 강의가 있었다고 합니다. 강의를 하기 앞서 방명록에 글을 남겨달라는 원장님의 요청에 고민하다 이 문구를 썼다고 합니다. 한 번 소리 내 읽어 보신 원장님. 결국 끝까지 가지 못하고 머쓱하게 웃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시발레스..., 허허 참 거시기 하네요잉"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와 '발레스'가 이어지지 않고 표현이 나뉘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잘만 띄어 읽으면 욕으로 들리지 않을 것 같다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월요일로 가는 일요일 밤.
여러분께 안부를 묻습니다.

여러분이 잘 계신다면 잘 되었습니다. 저는 잘 있습니다.


아쉽지만 라틴어 표현을 읽지는 않겠습니다.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좋은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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