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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조절 꿀팁 #2] 화를 조절하기 위한 마음 근육 만들기

by GraFero 2022. 4. 27.
'화가난다!' 제 딸의 이모티콘 캐릭터입니다. 카톡심사에서는 '미승인' 탈락했지만요 ㅋㅋ

상쾌한 봄비가 내리는 어느 날.
말끔하게 옷을 차려입고, 블루투스 이어폰에서 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우산을 쓰고 걷고 있었던 A
그리고 그의 옆을 지나가고 있던 행인B.

갑자기 뒤에서 차가 속력을 내더니 물웅덩이가 생긴 도로 위를 쌩하고 달려가자, 물이 A, B를 향해 쏟아져서 옷이 다 젖고 말았습니다. A는 화가 나 잡을 수 없음에도 차를 잡으러 뛰어가며 자신이 알고 있는 온갖 욕들을 퍼부어댔지만, B는 기분이 나쁘긴 마찬가지나 이내 심호흡을 하고는 옷을 갈아입으러 다시 왔던 방향으로 돌아갑니다.


같은 상황을 마주하더라도, 누구는 마치 성인군자와 같은 온화한 미소로 평정심을 유지하는 B와 같은 사람이 있는 반면에(약간 얄밉군요..제가 화가 난 걸까요?ㅎㅎ), 지나치게 화를 내는 A와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그런 상황을 유발시킨 차가 제일 나쁘긴 하지만 운전자도 고의는 없었다고 생각하겠습니다.)


단순화해서 표현한 사례지만, 사람마다 화를 대하는 태도가 각양각색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화를 내지 않고 참는 것만이 좋다고 말씀드리려고 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대신 화가 저와 여러분을 지나치게 괴롭히지 않도록, 미리 마음 근육을 단단히 하는 데 도움을 드릴 수 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 '화'가 나의 이성을 사로잡지 않게 하기 위한 마음근육훈련 6가지

이번 포스팅은 일본작가 요코야마 노부하루님이 지은 '때려치기 전에 직장인 분노 조절기술'이라는 책에 있는 내용을 일부 참고했습니다.


(1) 마음근육 훈련1 : 남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는 착각 또는 남에게 지나친 기대 금지

사람마다 살아온 배경도, 읽은 책도, 경험도 모두 다릅니다. 그래서 당연히 생각도 다 다르죠. 화가 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남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겠지'라는 기대에서 비롯됩니다.

이와 관련해 요코야마 노부하루는 한 가지 사례를 듭니다. 어느날 그는 역 앞에서 만나기로 부하 직원과 약속을 합니다. 당시 그는 항상 약속시간 10분 전에는 도착해있어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습니다. 그는 10분 전에 도착했고. 부하직원은 2분 전에 도착하죠. 부하직원의 표정은 평온합니다. 당연한 거 아닌가요? 늦지않게 2분전에 도착했으니까요. 하지만 노부하루 씨는 화가 끓어올랐다고 합니다. 부하직원은 분명 지각이 아니었지만, 상사보다 늦게 도착했고, 10분 정도는 빨리 왔었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평소 신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심기불편한 티를 팍팍 내는 당시의 노부하루 씨를 보며 부하 직원은 2분이나 빨리 도착했는데 '이게 뭐지?'란 생각이 들었을 것 같네요.

이렇듯 모두 생각, 신념이 다양한 만큼 남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는 착각이나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화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2) 마음근육 훈련2 : 나의 생각에 편견이 있는 것은 아닌지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기

처음에 말씀드린 A씨의 사례에서 A씨는 '차가 피할 수 있었는데 일부러 물웅덩이를 밟아서 나에게 피해를 주고는 도망가버렸다'라는 인식을 합니다. 일견 맞는 말이긴 하지만 한 번 다시 살펴봐야겠습니다.

차의 운전자는 초보일수도 있고, 빗속 운전에 익숙하지 않은 분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전방을 주시하다가 물웅덩이를 놓쳤을 수도 있고, 물웅덩이를 피하고 싶었지만 피하다가는 중앙선을 침범할 수도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그대로 지나치고 말았을 수도 있습니다. 물웅덩이를 밟고 지나간 사실조차 몰랐을 수도 있구요.

하지만, A씨는 차가 '일부러' 그랬다는 편견으로 인해 화가 머리끝까지 솟았습니다. 이럴 때 '잠깐 기다려봐'라고 혼잣말로 되뇌이며 지금 화가 난 것이 스스로가 만든 편견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보는 습관을 기른다면 어떨까요? 조금 상황을 중립적으로 볼 수 있고, 그러는 동안에 화의 수치는 상당히 내려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마음근육 훈련3 : 화가 나게된 상황에 대해 남 탓하지 않기

이상하게도 시간이 넉넉할 때는 일어나지 않던 일이 마음이 급하고, 시간이 촉박해지면 일어납니다. 엘리베이터가 최고층까지 올라가고, 차를 타면 신호란 신호는 다 걸립니다. 여기서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외칩니다. "오늘 왜 이래!"

만약 시간을 30분 정도 먼저 넉넉하게 나와서 일상을 시작했다면 어땠을까요? 엘리베이터가 위층까지 가는걸 보고 이웃이 타나 보다란 생각도 해보고, 신호란 신호는 다 걸려도 원래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며 라디오를 듣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기다리는 동안 경치 구경도 할 수 있었을 겁니다.

맞습니다. 모두 자신이 바꿀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바로 내가 원인 제공자인 것이죠. 엘리베이터나 신호등의 신호 등등을 탓하지 않고, '그래 맞아, 내가 좀 더 빨리 나올걸. 다음에는 좀 일찍 나와야겠다'라고 스스로를 탓하게 된다면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고, 화가 폭발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4) 마음근육 훈련4 : 이상하게 얄미운 사람이 있으면 열등감이 아닌지 생각해보기

특정 인물에 대해 자주 화가 나거나 한다면 한 번쯤 '내가 저 사람의 어떤 부분에 열등감을 가지고 있나?'라고 생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내가 어느 부분에 불편해 하는지 알 수 있게 되고, 결국 내가 그것을 해소할 수 있다면 더 이상 특정인에게 화가 나는 상황을 막을 수 있을 테니까요.

예를 들어, 노부하루씨는 어떤 부하직원 또는 후배가 이유 없이 싫었다고 합니다. 그의 언행, 행동 등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았죠. 하지만 생각해보니 화의 근본적 원인은 그 후배가 높은 성적을 올리고 실력이 좋다는 데 있었습니다. 이후 자신의 실력과 성적이 올라간 뒤에는 그 후배를 봐도 더 이상은 열등감을 느끼거나 화를 내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5) 마음근육 훈련 : 이미 화가 난 상황이라면, 자리를 이탈해 심호흡 10번 하기

화가 머리끝까지 나는 상황이라면, 나중에 후회할 말들을 맘껏 내뱉을 위험이 있습니다. 그것은 상대방에게도 나에게도 커다란 상처를 남길 우려가 있죠. 그래서 정말로 화가 나는 상황이라면 잠시 그 자리를 이탈해 심호흡을 10번 정도 크게 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호흡이 빨라지는 상황에서는 화가 계속 날 수밖에 없지만 호흡이 안정된다면 몸속에서도 계속 화를 끓어 올릴 수 있는 동력을 상실하기 때문입니다.


(6) 마음근육 훈련 : '스토아의 신'과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스토아의 신'에 대해 이전에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다시 설명을 드리면 그 신은 우리가 분노를 느끼고 화를 낼 수 있는 상황을 일부러 만듭니다. 그래서 화가 나는 상황에서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어휴...스토아신 징글징글하네.. 또 열 일하고 있구나..'

그러고는 자신이 굴복당하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기어이 화를 내지 않아서 얄미운 스토아 신을 한번 이겨보려고 하는 것이죠. 그렇게 조금 시간이 지나면 호흡도 느려지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됩니다. 결국 작은 생각의 변화가 스토아신에게 승리를 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해주는 것입니다.

이를 조금 더 확장해서, 가령 이번 주에 5번 스토아신에게 이기면 잘했다는 의미에서 '치맥을 먹겠다' '쇼핑리스트에 있는 것을 결제하겠다' 등 보상을 미리 설정해 놓으면 효과가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화를 내면 낼수록 자기 자신을 더욱 힘들게 만듭니다. 이에 관한 흥미로운 실험이 있습니다.

2002년에 아이오와 주립대학의 심리학과 브래드 부시맨 교수는 6,0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학생들에게 화가 나는 심리상태를 만들게 한 뒤,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의 학생에게는 복싱 글로브를 주고 샌드백을 치고 하고, 다른 그룹에게는 2분간 방 안에서 조용히 앉아 있게 했습니다.

그 결과 어떻게 됐을까요? 시원하게 화를 푼 그룹이 화가 풀렸을 것 같지 않나요? 하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맹렬한 기세로 샌드백을 때린 그룹은 한 층 더 공격적이게 되었고, 다른 방법으로 실험을 해 봐도 결과는 같았다고 합니다.

이 실험을 통해 샌드백을 때리거나 큰소리를 지르는 등의 화를 분출하는 행동들은 화나 스트레스 해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오늘도 화가 나는 상황들에 많이 노출된 여러분들께. 마음 근육을 단단히 다져서 화를 이겨낼 수 있는 '마음근육짱'이 되시기를 바래봅니다. (이미 마음근육짱이 많으실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참고: 때려치기전에 직장인 분노조절 기술(요코야마 노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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