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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정원

[오늘의 반성 #1] 나와, 아이를 위한 오늘의 반성이야기

by GraFero 2022. 5. 19.

아침에 일어나 아이들의 등교, 등원 준비를 함께하며, 며칠 전에 빌린 라이언 홀리데이가 쓴 <데일리 필로소피> 몇 장을 읽었습니다.

'스틸니스'로 유명한 작가 라이언 홀리데이의 책인데 365일 매일 볼 수 있도록 스토아철학자의 메시지들을 잘 정리해 놓았네요^^

제일 첫 부분에서
다음과 같은 에픽테토스의 말이 나옵니다.

우리 삶의 주요 과제는 단순하네.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선택과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을 명확히 정의하고
그 둘을 분리하는 것이야.
인생을 충만하게 만드는 것들은 외부 요인에서 찾을 수 없네.
오로지 통제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나 자신의 선택 안에서 찾을 수 있다네

- 에픽테토스, 대화록, 2.5.4-5


그렇지. 다른 사람에게 많은 기대를 하지 말고(통제가 안 되는 영역이므로)
내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도록 해야지..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이 글을 읽고나니, 저도 마치 그런 사람이 된 것처럼 느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완전한 착각이었죠.


8시 30분경.
8시 10분쯤 학교에 간 첫째 아이에게 예상치 못한 전화가 왔습니다.

"아빠, 나 배가 아파"
"응? 어떻게?"
"몰라 그냥 약간 메스껍고 배가 약간 쑤시는 것처럼 아파"
"그래? 음..그럼 일단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얼른 와. 병원에 가보게"
"알았어."

아이가 오기 전에 둘째를 유치원에 후다닥 보내고,
부랴부랴 집에와서 첫째 아이를 만났습니다.

만난 순간! 평정심이 무너졌습니다ㅠ
그때는 에픽테토스님의 말씀이 생각이 나지 않았죠. 첫째가 가방을 맨 상태로 온 것을 봤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것을 보고는 가방은 무겁게 왜 가져왔냐고 저도 모르게 싫은 소리를 했습니다.
저는 머릿속으로 당연히 잠시 병원 갔다가 학교로 복귀하는 그림을 그렸는데,
아이는 머릿속으로 당연히 잠시 병원갔다가 집으로 복귀하는 그림을 그렸나 봅니다.

리더는 무한책임이 있다는 말을 수없이 보고, 포스팅에서도 쓰며 강조했음에도 분명 제가 명확하게 말하지 않은 책임이 있음에도 아이를 다그치고 말았네요. (무겁게 가방은 왜 매고 왔냐..등등)
차분히 앉아 지금 생각하니 못난 모습이 하나씩 보입니다. ㅠㅠ

다행히
아이는 장트러블이 원인인지,
화장실에 몇 번 들락날락하더니 조금 괜찮아졌다고 했습니다.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닌 것 같아,
집에 있는 상비약인 '백초'를 먹이고는,
일단 학교에 가서 더 아프면 양호실에 가보고,
학교 끝나도 여전히 불편하면 병원에 가보자고 했습니다.

그러고는,
다시 학교에 보내기 위해, 딸과 함께 1층 자전거 주차장에 함께 갔는데 딸이 자신의 자전거를 찾으러 가지 않고 제 옆에서 그냥 멍하니 서있었습니다.
그래서 또 이어진 잔소리ㅠㅠ (스스로 생각해서 움직여야 된다는 둥..) 모든 것을 챙겨주는 데 너무 익숙하게 아이를 키운 것 아닌가란 불안감이 순간적으로 엄습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에픽테토스에 따르면,
아이의 행동은 나 자신의 선택에 해당되지 않는 부분이므로 어떤 면에서는 통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것을 이해하며 좋은 방향으로 안내를 해야 하는 것부모의 도리였건만 기대 때문인지,,, 아이만 보면 평정심이 쉽게 흔들려

육아계의 공자님(?)인 오은영님이 제시하는 방법들, 즉 아이들의 성장에 좋은 말과 행동들을 때때로 해내지 못하는 제 모습을 보며 다시금 반성하게 됩니다.

와이프에게 전화해 아침에 있었던 이야기를 했더니
"아이의 행동에 비난하지 말고, 핵심 포인트만 1~2가지 명확하고 이야기하고 끝내"라고
조언합니다. 주저리주저리 잔소리는 아이들이 소음으로 받아들일 뿐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하네요.


오케이, 알겠습니다.
다음부터는 그렇게 해야겠어요~ 까먹지말고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고맙게도 이런 말을 전해줍니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고,
원한다면 다시 시작하라구요.

오늘의 반성을 딛고 더욱 나아지는 아빠가 되도록 해야겠습니다.

사고의 심지를 자르지 않는 한,
우리의 도덕적 원칙은 소멸할 수 없다.
우리가 가진 이 권한으로 새로운 불꽃이 지속적으로 피어오르게 하라.
다시 인생을 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전에 했던 것처럼 세상을 다시 바라보라.
이를 통해 새로운 삶이 다시 시작된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7.2


# 반성+개선 포인트

1) 아이에게 절대 비난하거나 하지 않기. 올바른 행동을 단호하게 제시하는 것으로 끝내기.
2)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에 보다 집중하는 연습하기
3) 아이에게는 명확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잘 설명해주기
4) 아이와 지내다가 어떤 이슈가 생겼으면 일단 내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하기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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