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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정원

[테니스 에세이] #3. 거리 조절

by GraFero 2022. 6. 19.


"공을 잘 보고 잔발로 치기 좋은 곳으로 이동해야지!"
"이번에는 공하고 너무 가까워서 제대로 못 친 거야."
"이번에는 너무 멀잖아!"

코치님의 말씀.

수많은 공들이 네트를 넘어옵니다.
비록 몇 개월 쳤지만
그 공을 받아내기에 정확한 장소를 찾는 것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갑자기 빠르게 올 때도 있고,
짧게 올때도 있습니다.
아직 어려운 백핸드 쪽으로 올때도 있고,
멀리 뒤쪽으로 올때도 있습니다.

상황상황에 맞게
정확하게 이동하여
힘껏 휘둘러야 하는데

거리 조절이 되지 않다 보니
공을 맞추는데 급급하게 됩니다.

멀리 있는 공을 치려고
힘을 너무 줘서 멀리 날아가는 공들.

가까이 있는 공을 치다 보니
제대로 된 스윙이 되지 않아
힘을 받지 못해 그대로 네트에 안기는 공들.


마찬가지로,

일상생활에서도
거리 조절의 어려움을 느낍니다.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관심과 사랑을 줬다가
시시각각 느끼게 되는 스트레스와 고민,
걱정, 아픔들.
아마도 적정 범위보다 심리적으로 너무 가까워서
더 크게 느껴진 게 아닐까란 생각이듭니다.


아이들이나 일에 집중하다 보니
조금 연락이 뜸해져서 서운해하시는 부모님.
순간이나마 거리가 적정 범위에서
멀어졌기 때문이겠죠.


사람들과 너무 가까워졌다가
때때로 받게 되는 상처들.

사람들과 멀어진 느낌에
들게 되는 외로움, 소외감.


순간순간
거리 조절을 적절하게 하지 못한다면
느낄 수 있는 일들입니다.


그렇다면
거리의 적정 범위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 어렵지만

테니스에서 한 번
해답을 찾아봐야겠습니다.


테니스를 할 때,
매 순간 다양한 속도, 방향으로 날아오는 공에 맞게
집중하고, 순간적으로 판단하여,
좋은 자리를 예측해, 쉴 새 없이 발을 움직여
나의 몸을 이동해야 하는 것처럼

아이들과의 거리도, 부모님과의 거리도
그리고 살아가며 만나게 되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거리도

1) 집중하고,

2) 판단하고,
- 내가 내 마음을 다칠 만큼 상대에게 지나치게 기대를 가지고 대하고 있는지
(심리적으로 너무 가까운 경우)
- 내가 너무 상대에게 관심이 부족한 면이 있는지(심리적으로 다소 먼 경우)

3) 예측하고,
- 너무 가깝다면 약간 심리적으로 한 발짝 뒤로 물러선 곳으로
- 너무 멀다면 약간 심리적으로 한발짝 가까이 다가선 곳으로

4) 서둘러 예측한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 이것은 빠른 실천이겠죠.

물론,
이렇게 하더라도
바로 100% 거리 조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집중력이 흔들렸을 수도 있고,
판단이, 예측이, 실천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아무런 생각 없이 일상을 대하는 것보다는
이런 시도를 해보고 또 해본다면

언젠가는.
인격적으로, 심리적으로
조금 더 단단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시구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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