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운동]의 정원

(테린이 로그 #16) 끝은 새로운 경험의 시작점

by GraFero 2022. 7. 28.

 

# 장면1 : 2021년 10월, 가을 아침

 

어렵사리 휴직까지 불사하며

사회적 불안과 말더듬이 심해진

둘째아이를 집중 케어하던 중,

 

아이의 말더듬이

좋아졌다가 나빠졌다가를 

반복하는 모습을

마음졸여 보다 보니

 

저도 모르게 어느새

약간의 심리적 번아웃 증세가

왔었나 봅니다.

 

며칠 동안

하루 종일 무기력하게 지내던 

제 모습이 보기 싫었던지

와이프에게 떠밀려서 등록하게 된 테니스 레슨.

 

그 첫날의 설렘과 

약간의 긴장감이 기억이 납니다.

 

운동을 쉬어서 그런지 

조금만 움직여도 헥헥대던 저를

안쓰럽게 보던 코치님.

 

멋있게 공을 펑펑 쳐대던 

에이스 아주머니들. 

 

혼자서

코치님이 알려주신 대로

스윙을 연습하는데 

하나도 맞지 않거나

맞으면 네트로 가던 나의 첫 테니스공들.

 

 

 

#장면2 : 2022년 7월 말, 30도가 넘는 한여름의 아침

 

 

오늘, 레슨이 끝나갈 무렵.

 

같이 레슨 받는 아저씨와 공을 주고받는데

어쩌면 레슨에서의 마지막 랠리라는 마음이 들어

실수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집중하려 했습니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공을 받아칠 수 있는 정도의 성장. 

 

'오늘 제가 친 공들은

레슨을 받던 10개월의 시간들이 

오롯이 묻어있는 것이 아닐까. '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끝은 새로운 경험의 시작점

 

10개월의 레슨을 마무리하고

코치님과 수강생들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운동이라는 것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코치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던 

나날들. 

 

제게는 너무나도

소중했던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프리 선언한 아나운서처럼

매일 테니스 배우러 출근(?)할 곳은

당분간 잃게 되었지만

 

그래도 여러 경로를 통해

새로운 분들과 테니스를 쳐나갈 것이라 생각을 하니

한편으로는 기대가 되기도 하네요~

 


아이도

그동안 많이 좋아졌습니다.

 

오늘 언어 수업을 마치고

이제는 말더듬이 거의 나오지 않는 수준이라는 

너무나도 감사한 피드백도 얻었네요.

 

마음 편히

업무에 복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일이 또 주어질지 걱정이 되긴 하지만요.


책을 보는데 아래의 문구가 눈에 띄었습니다.

고대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의 말인데

마치 지금 제게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 옮겨봅니다.

오늘은 오늘 핀 꽃을 따라.

 

지나치게 다가오는 일에 대해 걱정하고 신경 쓰는 대신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충실히 살아가야겠습니다.

 

 

고대 그리스 정치가 솔론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은 매일,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운다.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즐겁게 무언가를 배울 수 있도록

더욱 집중하고 노력해봐야겠습니다.

 

(생각해보니

오늘은 수박을 먹기 좋게 자르는 법을 

저도 모르게 터득한 것 같네요^^)

 

 

 

오늘도 즐겁게

화이팅하시기를

바래봅니다.

 

더운데 건강 조심하시구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