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걱정에 대해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 보고자 해.
솔직히 아빠에게도 아직 어려운 분야이긴 해. 살아가면서 수시로, 시시때때로 걱정에 사로잡히곤 하지. 그래서 오늘의 주제는 우리 딸을 위한 것이자, 아빠 스스로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해. 자주 보면서 익히려고.
그래도 아빠 나이에 비해 30년이상 젊었을 때, 벌써 이런 내용을 조금이나마 알면 큰 도움이 되겠지 싶어 이렇게 글을 남기려고 해. 처음에는 좀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겠지만, 틈틈이 걱정이 될 때마다 참고했으면, 그리고 걱정을 네 마음속에서 털어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데일 카네기의 <자기관리론>에서는 걱정이 나를 망치기 전에 걱정하는 습관을 없애는 방법 6가지를 제시하고 있어.
(여담이지만, 네가 책을 읽으며 글밥이 많은 책도 읽을 수 있을 때 이 책을 꼭 읽고 독서기록을 남겼으면 좋겠다. )
거기서 약간 중복된다는 느낌의 1개를 제외하고 5개를 추려봤어.
첫 번째는, 늘 부지런히 바쁘게 살면서 걱정을 몰아내는 방법이야.
영국의 전 수상 윈스턴 처칠 들어봤지? (아마 지난번에 WHO 위인전을 도서관에서 빌려줘서 네가 읽어본 것으로 기억하나.. 새까맣게 잊어먹었을 수도 있겠다ㅎ). 할아버지가 태어나기도 전인, 약 7~80년 전에 제2차 세계대전이 절정으로 치달았을 때 그는 하루 24시간 중 18시간씩 일했다고 해. 그래서 엄청난 책임감 때문에 걱정이 되지 않느냐고 누군가 물어봤다네. 그는 뭐라고 대답했을까? 이렇게 답했어.
너무 바빠서 걱정할 시간이 없습니다. - 윈스턴 처칠
학교생활을 하며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갈때면 '학교도 안 가고 집에서 뒹굴뒹굴 거리는 삶을 살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 하지만 과연 그럴까? 방학 때 집에서 뒹굴거릴 때에도 걱정거리가 전혀 없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해. 걱정할 거리는 정말 마음만 먹으면 무궁무진하거든.
아일랜드의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조지 버나드 쇼는 이렇게 말했대.
"비참해지는 비결은 자신이 행복한지 아닌지에 대해 고민할 여유를 갖는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걱정과 잡념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도록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야. 수학 연산 문제도 풀어보고, 영어도 배워보고,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아보고, 배드민턴도 배워보고, 공기놀이도 배워보고, 맥포머스로 멋진 작품도 만들어보고, 그림도 그려보고, 스퀴시도 만들어보고, 이모티콘도 그려보고. 이렇게 계속 움직이며 바쁘게 생활해 나간다면 걱정이 네 머릿속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작을 것이라 기대!
두 번째는, 하찮은 일에 너무 호들갑을 떨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야.
종종 우리 딸은 사소한 것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을 하는 경향이 있지. '아빠~큰일났어'라는 말을 실제로 자주 사용하기도 해. 너는 잘 느끼지 못했겠지만.
우리는 종종 인생의 커다란 재난에는 용감히 맞서면서도 아주 사소한 문제 앞에서는 의외로 쉽게 쓰러지는 경우가 많아. N사의 만화 '쥬라기 월드' 시리즈 봤지? 지난번에 네 동생과 함께 보다가 거기서 이번 주제와 아주 근접한 사례를 발견할 수 있었어.
지나치게 청결에 관심이 많고 예민한 성격의 '벤'이 선착장으로 가는중 프테라노돈의 공격으로 모노레일에서 떨어져 버렸어. 정신을 차리고 일어보니 알이 부화할 때부터 친하게 지낸 아기 안킬로사우르스 '범피(?)'가 있었지. 동료들과 떨어져 혼자 지내게 된 벤은 범피에게 의지를 많이 하게 되지. 둘은 나무들을 엮어서 작은 집을 만들었어.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작은 집에서의 둘 사이에 왠지 모르게 긴장감이 흘러. 범피가 잘 때 종종 벤이 자는 자리까지 침범했던.. 그 사소한 문제가 원인이었어. 어떻게 되었을까? 결국 벤은 스트레스가 폭발해 범피에게 고함을 질렀고, 범피는 그날 이후에 사라지고 말았지. 벤은 그 뒤에 어떻게 했을까? 범피에게 잘못했다며 돌아오라고 외치며 이리저리 뛰어다니지만 범피는 나타나지 않았지.
봤지? 둘이 서로에게 의지하며 지냈던 우정의 시간들이, 잠잘 때의 자리문제라는 하찮은 일 때문에 산산조각이 나버렸던 거야. 이럴 때는 너무 현재의 상황에 깊숙하게 감정의 골을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점검해보며, 새롭고 긍정적인 관점으로 전환해보는 것이 좋아. 위 둘의 경우에는 '범피가 조금씩 커가며 집이 좁구나..집을 새로 조금 더 크게 만들어야겠다'는 식으로 발상의 전환을 했다면 그렇게 파국(?) 까지는 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네.
세 번째는, 걱정하는 이 일이 실제 일어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스스로 물어보자.
보통 걱정했던 대다수의 문제들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아. 그래서 걱정으로 노심초사하는 대신에 자신의 걱정이 진짜 걱정할 만한 것인지 따져본다면 걱정거리의 90퍼센트를 줄일 수 있다고 데일 카네기는 말하고 있어.
그래서 걱정거리가 생기기 시작할 때, 스스로 되뇌이는 이 말은 걱정에 사로잡히지 않는 마법과도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어.
'기록을 살펴봅시다.' 또는 '평균적으로 따져 볼 때, 내가 걱정하고 있는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네 번째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야.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도 있지만, 내 경험상 이건 좀 너무 나간 것 아닌가 싶기도 해. 피하고 싶은 것을 즐기기까지 요구하니 말이야. 대신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는 있지 않을까.
사는 동안 불쾌한 상황을 수없이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 상황을 불가피한 것으로 여기고 받아들여 적응하느냐, 아니면 반발하면서 인생을 망치고 결국 신경쇠약에 걸리느냐는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 데일 카네기
2시간전쯤, 베이징 올림픽 쇼트트랙 경기 1000m 경기를 너와 같이 봤었지. 우리나라 선수가 2명이나 4강전에서 2등 이내에 들어오고도 석연치 않은 판정에 둘 다 탈락이 됐어. 지켜보는 아빠와 엄마, 그리고 너조차 너무 황당하고 화가 나는데 당사자들은 오죽했을까. 그래도 그들은 화가 난 심리를 표현한 과장된 제스처 없이 그냥 경기장을 빠져나갔어.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야. 몸도 마음도 추슬러야 하겠지.
너무 억울하고, 올림픽 대회에 청원사이트가 있다면 글을 올리고도 싶은 마음이지만, 경기는 그렇게 끝이 났고 석연치 않은 상황은 전 세계가 판단할 테니 결국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스스로 신경과민, 신경쇠약으로 앞으로의 경기까지 영향을 줄 테니 말이야.
사실 이 네번째 조언은 약간은 허무하기도 해서 썩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삶을 살아갈 때 필요한 자세는 맞는 것 같아.
아쉽긴 하지만. 받아들이자.
<관련 격언 모음>
- "이미 그러니 어쩔 수 없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15세기 성당 유적에 새겨진 글귀)
- "이미 그렇다는 사실을 기꺼이 받아들이라. 그런 태도야말로 모든 불행을 극복하는 첫걸음이다"(윌리엄 제임스)
- "달을 따 달라고 떼쓰거나 엎질러진 우유 때문에 울지 않게 하소서"(조지 5세, 이 문구가 담긴 액자를 버킹엄궁전의 서재에 걸어둠) *터무니 없는 일을 구하지 않고 이미 지나간 일에 애달파하지 않게 해 달라는 뜻
- "하늘 아래 모든 병에는 치료법이 있거나 없어요. 있다면 찾고자 애쓰고, 없다면 신경 쓰지 말아야지요"(머더 구스의 노래의 한 구절, 컬럼비아 대학 학장을 지낸 호크스 박사의 좌우명)
- "제가 처리할 수 없는 일이라면, 일이 저절로 굴러가도록 내버려둡니다."(포드 설립자 헨리포드)
- "행복으로 가는 길은 오직 하나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의지를 넘어서는 일은 걱정하지 않는 것이지요"(에픽테토스)
다섯 번째는, 과거에 연연하지 말라는 것이야.
데일 카네기는 이렇게 말했어.
"과거를 건설적인 방향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 잘못을 침착하게 분석하고, 교훈을 얻은 다음, 잊어버리는 것이다"
과거는 이미 흘러갔고, 데일 카네기의 말처럼 거기서 내가 배워야 할 점만 취하면 돼. 이제 중요한 건 앞으로의 내 행동이지, 과거에 연연해서는 안돼. 흔히 과거 속에 파묻혀 사는 사람들이 있어. 과거의 성공에 집착한다든지, 과거의 잘못에 대한 후회로 인해 아무런 행동 없이 비탄에 빠져 현재를 낭비하곤 하지.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과거로부터 배울 것만 배운 다음 적극적으로 잊어버리도록 해야 해. 그러고는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거지. 겨울왕국2에서 엘사가 얼어버리고, 그로 인해 올라프도 눈으로 변해 사라져 버린 장면 기억나? 그때 안나는 어떻게 했었지? 매일 하염없이 울면서 이미 얼음이 된 언니와 사라진 올라프를 그리워만 하고 있었어? 아니면 노래를 부르며 한 걸음 앞으로 더 나아갔었어? 맞아. 바로 뒤의 장면이 겨울왕국2가 우리에게 준 교훈이야.
과거에서 배우고, 그리고 그 과거는 "잊어버릴 것"
내가 우리 딸에게 말해주고 싶은 좋은 내용인 것 같다.
물론 나 자신과 여기를 방문한 다른 이들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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