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색]의 정원

[詩: 일상의 발견] 봄이, 왔다!

by GraFero 2022. 3. 14.

마치 차디찬 겨울의 허리춤을 잡아당겨 

빨리 가지 못하도록 한 것처럼,

 

마치 온화한 봄이 다가오는 것을 

억지로 억지로 밀어내었던 것처럼,

 

유난히 이번 겨울은 길었다. 

 

코로나라는 역병이

우리들이 설자리를 계속 앗아가고 있어서였을까.

우리들의 추억거리를 계속 지워가서였을까.

우리들의 여유를 훔쳐가서였을까.

 

그렇게 

유난히 이번 겨울은 길.었.다.

 

하지만,

억지로 막아도 막아도 

왔다. 정말 왔다. 

 

반가운 이가 찾아왔을 때

버선발로 마중 나가는 마음처럼

즐겁게, 흥겹게, 기쁘게 

맞이한다.

 

모든 것들이 다시 소생하고

성장하는 그 봄을.

 

감격스러운 마음으로 

두 팔 벌려 환영해본다. 

 

오느라 고생 많았다고.

네가 와서

우리가 빼앗긴 들에서 

다시 꽃을 피울 수 있다고.

그래서 다시 이겨낼 수 있다고.

 

 

 

- 날씨는 흐리고, 아직 나무는 앙상하지만

  봄의 흔적을 발견한 기쁨을 기념하며.

  2022. 3. 14

 

아직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무에 꽃이 피었습니다. 봄이 왔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