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축구를 좋아하지만,
경기할 체력은 안되고, 하면 다치고,
결국 원활한 직장 생활을 위해 동네 축구계를 은퇴(?)한 지 거의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래서 주말에는 밤늦게, 또는 새벽에 EPL 손흥민,황희찬 등 우리나라 선수의 경기를 챙겨보고는 아침에 일어나면 피곤함에 절어있는 생활의 반복. 그래도 그것이 한주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오히려 가끔은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게 문제..) 일종의 의식과 같은 습관적인 행동이었죠.
언젠가 이낙연 전 총리께서 "규제는 중년남자의 허리 같아... 내버려 두면 반드시 늘어나"라는 취지의 말씀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 중년 남자가 접니다. 제 뱃살을 보니 그렇습니다. 제 딸이 놀립니다. 아빠 뱃살 징그럽다고.
그래서 그런지 약간의 나른함, 예민함도 스스로 발견하게 됩니다.
살이 찌는 만큼 마음도 넉넉해져야할 것 같은데 딱히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저 그런 일상을 반복하던 차에, 와이프가 보다가 지쳤는지 지난해 9월에 공공스포츠 클럽에서 하는 나름 저렴한 테니스 레슨에 강제로(?) 등록을 해줬습니다(레슨은 10월부터).
그러고는 테니스채도 하나 같이 사줬습니다. 윌슨(Wilson)이라는 브랜드. 처음 봤습니다.
제가 익히아는 나이키, 아디다스, 스타... 이런 브랜드가 아니라서, 그냥 '초보용 저렴이겠지' 생각했습니다.
나중에 알게된 건데, 누워서 뒹굴뒹굴하는 것이 꼴 보기 싫어서 열심히 하라고, 적어도 채는 중간급 이상은 되어야 한다며 나름 괜찮은 것을 사줬다고 합니다. 고마웠습니다.
2
9월말경, 테니스 코치님께 연락이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새로 등록하셨죠?"
"네.. 네.."
"혹시 테니스 이전에 배우 신적 있나요?"
"아뇨, 전혀 배우지 못했습니다"
"... 네~ 그럼 레슨 때 뵐게요~"
지금은 코치님의 "그럼 레슨때 뵐게요~" 앞에 있는 "..."의 의미를 잘 알 것 같습니다.
시스템상 기존에 시작한 분들과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레슨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신규 등록자이지만 약간은 기존에 테니스를 배워본 사람이기를 기대(?)하신 마음과는 달리, 나를 위한 별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데서 온 약간의 걱정이랄까. 그런 느낌이었을 겁니다.
3
10월 첫째 주 월요일. 첫 대면.
처음이라 모든 게 어색했습니다. 테니스 채도, 테니스장도, 처음 본 분들과 인사하고 스트레칭하는 것도.
(안 어색한 게 더 이상하긴 하지만..ㅎ)
약 10분간 코치님과 개인 레슨 시작하니, 비로소 잡념을 날릴 수 있었습니다. 너무 힘들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으니까요.
아마도 운동을 너무 쉬었던 탓이었나 봅니다.
그때 코치님도 약간은 걱정하셨던 것 같아요. 체력이 이러면 나중에 랠리 상황에서 못 친다 등의 이야기를 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자세에 대한 지적은 5개 이상 동시에 받고, 그것을 생각하며 치려고 하니 더욱 안되고...
힘겨웠던 첫날이었습니다.
4
그래도 첫날을 잘 이겨내고 두 번째 시간이 왔습니다.
사람은 really 적응의 동물일까요? 불과 두 번째 시간이었는데 확실히 첫 번째 시간보다는 여러모로 여유가 생겼습니다. (테니스 실력 빼고). 미리 와서 스트레칭하기, 눈에 익은 분들과 인사하기 등.
간단하지만 불안감을 상당히 낮출 수 있었지 않아 싶습니다. 되돌아보면.
그날도 여전히 "몸을 더 닫으세요" "테이크백 빨리하세요" "라켓면 열리지 마세요" "힘을 빼세요" 등등 수많은 지적을 들으며, 나의 채를 맞고 날아간 공들이 불쌍하게도 네트에 푹푹 걸리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 10월에 시작해 어느덧 4개월차입니다. 테린이의 성장 일지는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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