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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정원28

[詩] 기다림의 게임 어쩌면 우리의 삶은 누가 잘 기다리는지를 가리기 위한 일종의 게임이 아닐까. 이기기 위해서는, 기다림의 시간이 재미로 가득차야 한다. 언제까지나 남이 차려준 밥상으로 허기를 달랠 수는 없다. 스스로 밥상을 차리고 맛있게 먹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게임도 더욱 몰입하며 재미있게 할 수 있다. 어느날, 차가 막힌다. 그것도 바쁜데. 바쁜데 차가 막힌다고 화를 내지 않는다. 화를 낸다고 변하는 건 없다. 그저 상황을 받아들이고, 하늘을 본다. 맑은가? 그러면 더할 나위없다. 흐린가? 그래도 운치가 있다. 기다리고, 재미있는 상상도하고, 조금 늦을지도 모른다고 연락도 한다. 바쁜데 차가 막힌다고 화를 낸다. 화를 낸다고 변하는 건 없어도 화를 내야겠다. 무엇이 바뀌는가? 그저 내가 스스로 나를 때리고 있.. 2022. 2. 25.
[기다림] 조화석습(朝花夕拾)의 여유 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朝花夕拾, 조화석습) 중국 작가 루쉰의 잠언집 제목입니다. 아침에 떨어진 꽃을 바로 쓸어내지 않고, 저녁에야 쓸어낸다는 뜻으로, 어떤 상황에 즉각 대응하지 않고 기다림의 시간을 보낸 뒤에 매듭짓는 것이 현명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상황상황에 반사적으로 행동하는 대신, 진득한 기다림 속에서 더욱 나은 상황을 맞이하는 지혜로움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쉽지는 않습니다. 바쁘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빠르게 대처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네 삶에서 아침에 일어난 일을 저녁에 처리한다...라고 가정을 한다면일을 못하거나 미루는 사람으로 매도되지 않을까란 걱정이 먼저 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일을 미루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아침에서 저녁까지 기다리는 시간 그 자체가 아니라.. 2022. 2. 20.
[詩] 오랜만에 시를 써보니 오랜만에 시를 써보니 - GraFero 어제도 그랬다. 한참을 깜빡이는 모니터를 보다가 그냥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던 듯이 모니터가 있는 방에 다시 들어오지 않았다. 바쁘게 일을 만들었고, 운동도 하고, 카톡도 했다. 모니터 앞에 다시 앉는 것만 빼고는. 솔직히 말하면 그제도 그랬고, 한 달 전에도, 1년 전에도 그랬다. 뭐 그렇게 대단한 것을 쓰려고 그렇게 우물쭈물거리냐 뭐 흰 공간에 아무렇게 단어들을 조합해 넣으면 되는 것 아니냐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맞아.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어릴 때 나는 '문학소년'이고 싶었다. 몇 자 끄적여서 친구들에게 보여주고는 문학소년이라고 자칭하고 나 혼자 스스로 어깨에 힘을 줬다. 어느덧 몸은 자랐지만, 문학소년은 그대로 그때에 머물러 있.. 2022. 1. 25.
첫 글, 그리고 나의 닉네임(GraFero)에 관하여 2022년 1월 13일 목요일 17:30분. 티스토리에 첫번째 글을 쓰기시작하였습니다. 1) 첫글, 초심에 관하여 티스토리에 첫번째 글을 올리는 마음. 약간의 설레임과 (혹시 계속이어나가지 못할까봐 문득 드는) 약간의 두려움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진행이 어떤식으로 이루어지든, 이제 출발선에서 한발짝은 내딛었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지난해 초에 '올해는 블로그에 글을 연재해야지'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와(가장 쉬운 핑계이지요..) 글쓰기 솜씨가 부족하지 않나..라는 개인적인 심리적인 벽을 넘지 못해 시작하지를 못하고 1년이 넘었습니다. 22년이 되고, 우연히 티스토리라는 단어를 보며 정신이 퍼뜩들었습니다. 그렇게 1년이 2년이되고, 금새 10년이 되겠구나. 언젠가 10년 뒤의 내.. 2022. 1. 13.